2025. 1. 22. 안병억 대구대 국방군사학과 교수
"유럽연합이 생산성을 제고하지 않으면 2050년 경제규모도 2023년과 같을 것이다"
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 총재가 지난 해 9월 공개한
'유럽 경쟁력의 미래', 일명 '드라기 보고서'의 경고다.
저성장의 늪에 빠진 유럽 경제를 심층해부하고 유용한 여러 정책을 제시했다.
행정부 역할을 수행하는 EU집행위원회의 경우, 재선에 성공한 우르줄라 폰데어 라이엔 집행위원장을 포함해
27명의 집행위원이 지난 달 초부터 임기 5년의 업무를 시작했다.
트럼프의 관세 전쟁이 선포된 가운데, 전기차를 비롯한 '메이드 인 차이나'의 유럽 공략이 매섭다.
미국 중국의 충돌에 노출된 유럽 경제는 살얼음판에 서 있는 듯 하다.
생산성 하락, 저성장에 빠진 유럽
디지털 분야 내부 시장 형성 필요
독일 프랑스 리더십 회복도 관건
EU의 노동 생산성은 1990년대 말에 미국을 거의 따라 잡았다.
1990년대 초 미국의 생산성을 100으로 쳤을 경우 유럽은 85에 불과했는데
1990년대 말과 21세기 초 95까지 근접했다.
이후 유럽의 생산성은 곤두박질쳐 현재 80 정도에 정체되어 있다.
'드라기 보고서'는 유럽이 디지털 경제에 뒤쳐져 생산성 격차가 커졌다고 진단했다.
미국에서 5대 개발 연구 지출 기업은 알파벳과 메타와 같은 빅테크다.
반면에 유럽은 아직도 자동차 기업이 주류다.
1990년대 EU가 생산성을 제고할 수 있었던 것은 단일 시장(내부 시장)완정세 매진했기 때문이다.
1987년 당시 EU의 전신인 유럽공동체 회원국은 '1992년 계획'에 합의했다.
상이한 기술 표준이나 환경 규제와 같은 비관세 장벽을 허물어 상품과 서비스, 자본과 사람이
아무런 장벽도 없이 자유롭게 이동하는 단일시장 완성 계획이다.
1970년대 두 차례의 석유 파동을 겪은 유럽은 10년 넘게 경기 침체에 빠져 헤매는 상황이었다.
현재 유럽은 1980년대 경제가 더 좋지 않다.
명목 국내 총생산 기준 2002년 미국은 EU보다 17% 더 컸는데,
2023년 말에는 이 격차가 30%로 벌어졌다.
현지 무락수준을 반영하는 구매력평가는 2002년 EU가 미국보다 4% 더 컸는데
2023년에는 역전됐다.
유럽의 경제를 재도약할 방안은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훼손된 단일시장을 재완성하고
디지털 분야의 내부 시장을 만드는 것 뿐이다. 자본 시장의 통합은 미국과의 격차가 두드러진다.
미국이 20023년 기준 연금과 보험, 가계 자산 등이 자본 시장 등에 활발하게 투자돼
GDP 5. 25배 규모에 이르는 자본 시장을 갖췄다.
반면 유럽연합은 자본 시장의 크기가 GDP의 1.3배-2배 정도에 불과하다.
지난해 9월 유럽 최대 규모 전자 증권거래소, 유로넥스트와 독일증권거래소 등
유럽 주요 증시 최고경영자들은 자본 시장 통합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회원국 재무장관과 집행위원원회에 보냈을 정도다.
유럽은 이전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집행위원장 및 독일과 프랑스의 리더십이 작용한 결과였다.
기업의 요구와 관여도 위기 극복을 촉진했다.
현재 재선에 성공한 폰데어 라이엔 집행위원장의 리더십은 입증됐고
기업의 단일시장 재완성 요구로 꾸준하게 나온다.
그러나 독일 프랑스의 리더십이 약하다.
유럽이 저성장 탈출에 성공하면 세계 경제에 새로운 활력이 될 수 있다.